제주는 바람이 거세기로 유명하다. 그리고 그 바람은 남부발전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남부발전은 제주 한경풍력의 성공적 운영을 바탕으로 열악한 국내 풍력산업의 환경개선에 앞장서왔고, 이제는 제주지역 최초로 상업용 풍력연계형 대용량 ESS를 구축해 신재생에너지 개발 다변화를 통한 에너지신산업을 선도해나가고 있다. ‘성산풍력 2단계 연계형 ESS’를 담당하는 남제주발전본부 신재생총괄부를 찾아 그간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Project Ⅲ | 글 편집실 사진 김성재 SSSAUNA STUDIO
‘신재생에너지원과 ESS’의 획기적인 융합
정부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현재 5%에서 2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ESS(에너지저장시스템, Energy Storage System)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는 탄소 배출이 없는 청정 에너지원이지만, 공급의 변동성으로 전력계통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이러한 신재생에너지의 불안정한 출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공급할 수 있는 ESS가 필수적이다.
지난 2015년 10월 14일 준공한 ‘성산풍력 2단계 연계형 ESS’는 출력 2MW, 충전 · 방전용량 8MWh급 설비로, 무엇보다 바람이 많은 제주지역에 최초로 건설된 상업용 풍력연계형 대용량 ESS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풍력연계형 ESS는 풍력발전기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리튬이온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피크 시간대에 전력을 공급하며 전기에너지의 활용도를 높여주는 시스템을 말한다. 특히 신재생에너지를 넘어서는 장비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태양광의 경우 야간 발전이 불가능하고 풍력발전은 바람이 불지 않을 때 한계가 있지만, 이때 ESS가 구축돼 있으면 전기 저장소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풍력발전은 날씨나 기온에 따라 발전량이 불규칙해 효율적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나 성산풍력 2단계 연계형 ESS는 풍력발전기에서 생산된 전력을 저장해뒀다가 계절별 피크 시간대에 원활한 전력공급에 기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덕분에 풍력발전기의 불규칙한 출력을 양질의 전력으로 변환, 공급함으로써 풍력에너지의 활용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제주지역 전력계통 안정화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남부발전은 오래전부터 풍력발전에 주력해왔다. 국내 최대 규모인 총 51기 풍력발전 설비를 설치, 운영 중이며 이를 통해 현재 3% 수준인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을 2030년에는 3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최초’이기에 가지는 자부심
정부는 풍력발전 설비에 ESS를 연계해 피크 시간대에 방전하는 전력량에 연도별로 우대 가중치를 주기로 했다. 따라서 풍력발전+ESS 구축·운영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원이 갖고 있는 근본적 단점을 대용량 ESS로 극복한 사례로, 발전공기업 RPS(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 이행 모델로 확대될 전망이다.
“2015년 당시만 해도 배터리 가격이 엄청나게 높았기 때문에 다른 발전소는 구입을 꺼리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부발전이 남들보다 먼저 풍력연계형 ESS를 도입하는 모험을 택한 이유는 REC 가중치를 최대 5.5배 인정받고자 함이었습니다.”
이창협 대리는 그 결과 연간 약 6억4천만 원의 추가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만큼 제주지역 최초로 풍력연계형 ESS를 도입한 것에 남다른 자부심을 가진다. 남부발전은 오래전부터 풍력발전에 주력해왔다. 국내 최대 규모인 총 51기 풍력발전 설비를 설치, 운영 중이며 이를 통해 현재 3% 수준인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을 2030년에는 3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따라서 풍력연계형 ESS는 풍력발전의 비율이 높은 제주지역의 전력계통 특성에 최적화된 지역동반 협력형 사업 모델로, 청정 제주가 야심 차게 준비하고 있는 ‘2030 Carbon Free Island’ 완성을 위한 대장정의 첫걸음이자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 중인 ‘에너지신산업’의 본보기로 제시될 전망이다. 아울러 이번 사업의 성공을 발판으로 현재 강원도 지역에 운영 중인 ‘태백 및 창죽풍력 연계형 ESS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향후 제주지역의 대정풍력 등 대규모 해상풍력에도 ESS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니 남부발전의 신성장동력, ‘바람’이 일으킬 새로운 변화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