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Column내일을 생각하다

에너지전환에 부응하고 공기업 모범사례 창출해야

지난해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에너지전환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다. 그간 에너지전환은 단순하게 원전과 석탄소비를 줄이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는 발전원 믹스 정도로 이해되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에너지전환이 발전원 믹스처럼 단순한 조정이 아니라 안전과 환경을 추구하면서 고용과 부가가치를 새롭게 창출하는 산업 및 일자리 활성화의 개념으로 확장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발전공기업인 남부발전은 이러한 에너지전환의 개념에 부응하면서 공기업의 모범 사례를 창출해야 할 사명을 가지고 있다.
Opinion Column 1 | 글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에너지정책학과 교수

가스복합화력의 효율성 제고

에너지전환의 한 축이 석탄발전의 축소 및 가스발전의 확대라는 점에서 남부발전의 역할은 더욱더 중요해질 것이므로, 가스발전을 늘리면서 가스복합화력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야 한다. 남부발전 전체 시설용량의 절반가량은 가스복합화력으로, 우리나라 전체 발전설비용량의 약 5%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다. 지난해 말에 발표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7~2031)에 따르면 2030년 가스발전의 발전량 비중은 18.8%가 될 것이다.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5~2029)에서 제시한 2029년 기준 가스발전 비중이 10% 미만이라는 점에서, 에너지전환 정책은 가스발전이 확대되는 중요한 전기를 마련한 셈이다. 따라서 이미 남부발전이 달성한 세계 최저 수준의 가스복합발전기 고장정지율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유럽의 세계적인 전력회사들은 전력수요 감소로 인한 매출 정체로 주가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 그중에서 그나마 주가가 유지되거나 오르는 전력회사들에는 중요한 특징이 보이는데, 바로 재생에너지에 투자를 확대했다는 점이다. 특히 남부발전은 대기업이자 공기업이다. 대기업으로서 재생에너지에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할 책무와 공기업으로서 친환경 전원의 보급을 확대하고 에너지전환의 첨병 역할을 수행해야 할 책무를 가지고 있다. 최근 대규모 산업용 수용가를 중심으로 소비전력의 대부분을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공급받고자 하는 ‘RE100(Renewable Energy 100%) 캠페인’이 확대되고 있으므로 이에 대응하기 위한 남부발전의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는 중요한 사업 영역이 될 것이다.

지속성장 전략 마련

전력수요는 계속 증가하겠지만 증가세는 둔화될 수밖에 없다. 이미 우리나라를 제외한 대부분의 OECD 국가가 2010년대 들어 1인당 전력수요의 감소세를 경험하고 있다. 기술 발전으로 인한 에너지 사용기기의 효율 개선, 중공업 위주에서 경공업 및 서비스업 위주로 산업구조 개편, 스마트 팩토리, AMI의 보급 확대 등으로 전력소비량 자체가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는 것이다. 결국 향후에는 전력 분야에서 매출액 증가세 둔화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남부발전도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집단에너지사업으로의 진출을 확대하거나 통신·수도 사업자와 함께 스마트시티를 조성하는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천연가스의 안정적 확보

지난 4월 확정 발표된 제13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2018~2031)에서는 발전용 수요가 2018년 1,652만 톤에서 2031년 1,709만 톤으로 연평균 0.26%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남부발전은 2017년 기준 연간 300만 톤 정도의 천연가스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우리나라 발전용 천연가스 소비량의 약 1/5에 이른다. 따라서 발전용 천연가스를 싸고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현재는 발전용 천연가스를 한국가스공사에서 전량 공급받고 있다. 하지만 국제 천연가스 시장이 판매자 시장에서 구매자 시장으로 변모했고 이러한 트렌드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므로, 준비만 잘한다면 직도입으로 연료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지속적인 지역 상생

남부발전은 본사가 있는 부산지역의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건강한 전력산업 생태계 조성에도 도움을 주어야 한다. 남부발전은 매출액 6조 원이 넘는 부산지역 최대 기업이다. 단순하게 지방세를 많이 납부하는 기업이 아니라 공기업으로서 부산 경제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부산시가 추진 중인 에코델타시티 사업에서 신재생에너지 공급 및 중소규모 에너지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아울러 남부발전은 가스복합발전 분야에서 국내 최대사업자이면서 삼척그린파워 1, 2호기를 운영하고 있는 최첨단 친환경 석탄발전의 선두주자이기도 하다. 관련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국내 중소기업을 지원하면서 해외진출 시 동반진출 전략을 꾀함으로써 관련 산업의 촉매(enabler)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사업다각화

잘나가는 글로벌 전력회사의 동향을 살펴보면 사업다각화가 중요한 키워드다. 사업다각화는 남부발전의 실질적인 수익 증대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사세 확대에도 기여할 것이다. 물론 공기업으로서 사업영역 확대에 어려움이 있겠지만 전력수요 증가세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사업다각화는 반드시 채택해야 할 생존전략이다. 또 발전부문 및 판매부문의 통합이라는 글로벌 트렌드에 맞게 판매부문까지 진출한다면 수익을 늘릴 수 있을 것이다.

공기업으로서의 책무 수행

남부발전은 공기업으로서 공공성을 추구하면서도 민간 에너지기업과 경쟁하고 있는 사업자로서 수익성도 추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안정적 전력 생산이라는 공적책무를 다하는 것이 중요하며, 더 나아가 부산지역의 친환경 에너지 공급 및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전력산업 생태계를 발전시킴으로써 간접적으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특히 그 역할이 더 중요해질 가스복합발전의 효율화도 중요한 책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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