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내일을 생각하다

행운은 만들어가는 것이고 기회는 준비된 자의 몫

남호기 4대 사장

남호기 4대 사장

지난 2001년 이후 남부발전을 거쳐 간 CEO는 여섯 명이다. 한때 가장 높은 자리에 있던 리더에게 구성원들이 가지는 궁금증은 회사를 떠나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가 아닐까. 누군가는 전력산업 분야에 종사하고 있을 것이고 또 누군가는 완전히 다른 길을 가고 있을 터. 남부발전 4대 사장을 역임한 남호기 사장은 요즘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보람에 푹 빠져 지낸다. 공기업 리더라는 자리가 주는 막중한 무게감에서 벗어나 홀가분해진 몸과 마음으로 젊은 세대와 소통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는 남호기 사장을 만났다.Interview | 글 편집실 사진 STUDIO 100

“회사에 몸담고 있을 때 스스로 결심한 게 있어요. 이곳을 떠날 때가 되면 제2의 인생으로 학생들을 가르쳐보자는 것이었습니다. 평소 하고 싶었던 일이기도 해서 현재 경상대학교 초빙교수로 출강하며 학생들에게 전력, 신재생 분야에 대한 강의와 젊은이들이 가져야 할 자세 등 선배가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는 중이지요.”
한국전력 직원부터 시작해 남부발전 사장에 오르는 동안 남호기 사장이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것이 미래에 대비해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 젊은 세대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하는 그는 특히 엔지니어들이 장차 대한민국을 어떻게 빛낼 것인지, 이들이 생각하는 미래는 무엇인지를 묻고 답을 듣는 지금 이 시간이 무척 소중하고 의미 있다고 말한다.
“젊은 세대의 생각이 중요함을 알고, 그들의 꿈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만약 꿈이 없다면 꿈을 꿀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국가가 존속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것이 전력입니다. 물과 공기에 버금갈 정도로 필수적인 것이 전력이니, 전력산업에 종사하는 엔지니어는 국민에게 에너지를 공급하는 주역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려주곤 하죠.”
안에 있을 때 몰랐지만 밖에 나가 보니 비로소 눈에 들어오게 되는 것들이 있다. 회사를 떠난 지 8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금, 남부발전의 위상이 상당히 높아짐을 느끼고 흐뭇한 마음이 든다고 말한다. 2001년 당시 회사가 분사되었을 때 다들 걱정이 많았고 우려의 목소리도 컸던 것이 사실. 17년이 지나고 보니 어느새 남부발전이 우리나라 대표 에너지 공기업으로 제 역할을 당당하게 해내고 있어서 전임 사장으로서 흐뭇하고 대견한 마음이라며 환하게 웃는다.

5개 공기업이 골고루 동반성장할 수 있는 운영의 묘를 기대해

“이번 정부가 들어서면서 에너지정책에 많은 변화가 생겨나고 있어요. 이는 에너지 공기업은 물론 국민에게도 어려운 화두일 텐데, 그리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옛날 먹고살기 어려웠을 때는 가장 값싼 원료로 전력을 만들어 국민에게 공급하고 경제도 발전시키고 국민 부담도 줄일 수 있었지만,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접어든 지 10년이 지났어요. 이제는 값싼 것보다 질 좋은 전력을 쓸 때가 왔고, 원자력은 위험하고 석탄은 미세먼지 이슈가 있으니 전기요금을 좀 더 내더라도 더 깨끗한 전력을 쓸 때가 왔구나 하는 식으로 사고의 전환이 이루어지면 되지 않겠습니까? 이미 많은 국민이 공감하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남호기 사장은 자라나는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우려면 환경이 중요한데, 환경을 오염시키는 주범이 발전소라면 깨끗한 전기를 생산하는 것으로 바꿔나가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국민적 사고의 전환이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재임 시절을 회상하면서 리더로서 욕심을 좀 냈었다며 웃어 보이는 남호기 사장. 취임하자마자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주문, 그중에서 풍력발전은 타 발전사를 넘어 1등이 되자는 ‘욕심’을 부렸는데 지금 생각해도 옳은 결정이었다고 말한다.
“당시 우리가 일찌감치 선점했기에 태백 지역에 대단위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할 수 있었다고 자부합니다. 그때도 잘했지만 지금도 임직원들이 풍력발전의 명가라는 자부심을 이어가고 있어서 정말 칭찬해주고 싶네요. 다들 너무 잘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남호기 사장은 남부발전이 앞으로 더 발전해나가려면 남부발전 하나에 국한하지 말고 5개 발전회사가 동반성장하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공기업은 국가발전을 우선으로 하는 조직인 만큼 골고루 성장해가는 것이 결국 국가발전을 위하는 길이라 믿는 까닭이다.
“요즘 남북관계가 정상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남부발전은 호기를 맞이하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북한에 전력을 공급하고 그 대가로 석탄을 들여온다면, 거리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유동층 보일러를 갖춘 삼척발전본부가 가장 적격이 아니겠습니까? 다른 발전사가 하지 못하는 준비를 지금부터 착실하게 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행운은 만들어가는 것이고 기회는 준비된 자의 몫이라 말하는 남호기 사장. 그는 남부발전 가족들이 더 많은 것을 보고 배워 통일시대,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에 대비하길 바란다는 당부를 끝으로 만남을 마무리했다.

Show More

답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