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쏜다오늘을 이야기하다

아이의 행복한 얼굴을 지켜주고 싶은 ‘나는 아빠다!’

하동발전본부 직원 9명과 자녀가 함께한 간식 타임

부모는 아이 얼굴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차린다고 하는데, 과연 그럴까? 한 울타리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바쁜 업무 탓에 피곤하다는 핑계로 아빠들은 가정에서 자리를 잃어가고 있지는 않은지 되새겨봐야 한다. 매일 얼굴을 마주하는 사이지만 정작 지금 우리 아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관심사는 무엇인지 궁금하지만 선뜻 물어보기가 어색한 아빠를 위해 자연스럽게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하동발전본부 직원 9명과 자녀들이 함께한 ‘아빠가 쏜다’가 바로 그 현장이다.
아빠가 쏜다 | 글 편집실 사진 STUDIO 100

오늘 우리 아빠가 어린이집에 오셨어요!

하동발전본부 인근에 있는 섬진강꿈나무어린이집은 남부발전 최초의 직장 어린이집으로, 정부의 일·가정 양립 활성화 정책에 발맞춰 하동발전본부 직원들의 육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난 2016년 3월 개원했다. 여성의 사회 참여로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면서 직장보육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지만, 믿고 맡길 수 있는 좋은 보육시설을 찾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닐 터. 다행히 이곳은 직장 어린이집 운영 경험이 풍부한 모아맘 육아재단에서 위탁운영을 맡고, 김영미 원장을 비롯한 보육전문가들이 아이들 발달과정을 고려한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어 하동발전본부 직원들은 한시름 놓게 되었다는 긍정적인 반응들이다.
현재 만 0세부터 5세까지 직원 자녀 26명이 보육선생님들과 즐겁게 생활하는 섬진강꿈나무어린이집에 아빠 9명이 양손 가득 간식을 안고 방문하기로 해 가뜩이나 에너지 넘치는 아이들은 평소보다 더 들뜨고 기운 넘치는 모습이다.

“오늘 우리 아빠가 우리 어린이집에 온대. 신난다”, “어? 우리 아빠도 온다고 했는데. 아빠들 잔치하나 봐.”
가장 ‘비글미’ 넘친다는 만 4~5세 반 아이들이 모인 푸른하늘반, 그 명성(?)답게 아침부터 시끌벅적, 잠시도 가만히 있는 법이 없다. 오늘 섬진강꿈나무어린이집을 방문하는 아빠 9명에게 주어진 미션은 일일교사가 되어 수업을 진행하고, 아이들과 함께 간식을 나눠 먹는 일. 난생처음 어린이집 선생님에 도전하는 연소기술센터 강기태 차장을 비롯해 발전2부 강용수 사원, 발전4부 이순규 사원, 환경사업부 신상일 사원, 발전3부 박정우 사원, 발전1부 김동호 차장, 발전3부 김길수 사원, 1발전소 계측제어부 손성권 차장, 발전1부 홍석기 사원 등 아빠 9명이 아이들의 우레와 같은 함성과 함께 어린이집에 출동했다.
“어린이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선우 아빠 강기태입니다. 오늘 아빠 선생님과 함께 몸에 좋은 간식과 몸에 좋지 않은 간식이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할게요.”
그간 수많은 직원 앞에서 프레젠테이션과 연구발표를 숱하게 해온 강기태 차장이건만, 장난꾸러기 아이들 앞에서 고작 세 문장을 말하고 나니 벌써부터 이마에 구슬땀이 흐른다. 덩달아 같이 긴장한 아빠들과 달리 아이들은 건강한 음식과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척척 구분해내 오히려 아빠들을 당황시켰다. 십여 분간 이어진 짧은 수업이었지만 아빠들은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며 소통하는 일이 보기보다 어렵다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어린이집에서 하는 학부모 참관 수업에 몇 번 참석한 적이 있는데 항상 선생님과 있다가 아빠가 오니 아이들이 한층 더 기운차 보이고 좋아하는 것 같아요.”
홍석기 사원은 아들 현우가 활발한 장난꾸러기인 줄은 알고 있었지만, 평소보다 더 하이 텐션이 된 걸 보니 아무래도 아빠가 와서 더 신난 것 같다며 웃는다. 회사 동료들과 함께 어린이집에 오게 되어 더 재미있고 의미가 남다르다는 신상일 사원은 회사 가까이에 직장 어린이집이 생겨 아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어 마음이 놓인다고 말한다.
집에서만 만나던 아빠를 어린이집에서 보니 더 좋다는 아들 승후는 아빠에게 100점 만점이라는 후한 점수를 준다. “우아~~” 하는 동료들의 ‘야유 섞인’ 함성에 아빠 김길수 사원은 “우리 승후가 100점밖에 모른다”고 말해 한바탕 웃음잔치가 벌어졌다.

아이에게 인생의 지혜를 가르치는 ‘아버지라는 자리’

이제 드디어 아이들이 고대하던 간식 시간. 아이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주고 싶은 마음에 아빠들은 수박, 포도, 토마토, 블루베리 등 푸짐한 제철 과일과 고구마, 우유를 준비했다. 아빠와 나란히 앉거나 사이좋게 마주 본 아이들, 아빠 무릎에 앉아 맛있게 간식을 받아먹는 아이들까지 자세도 제각각이다. 한창 자라날 성장기 아이들이라 먹는 속도도 빠르고 참 맛있게도 먹는 모습이 보는 아빠들의 마음을 흐뭇하게 한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어린 시절 중요한 순간에는 항상 아빠가 옆에 있었고,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삶의 지혜 중 많은 것을 아버지에게 배우고 익혔다.
“아빠 역할이 참 힘든 것 같습니다. 어떻게 키워야 할까,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이 맞는가에 대한 고민은 늘 하고 사는 것 같습니다.”
손성권 차장은 회사 일이 바쁘다는 변명을 할 때도 있지만 최근 업무시간이 변경되고 나서 되도록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한단다. 옆에서 고개를 끄덕이던 김동호 차장은 우리 시대 좋은 아빠란, 아이의 생각을 존중하고 잘 커나갈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해주는 아빠가 아닐까 생각한단다. 오늘 와서 보니 아이들이 너무 밝아서 좋았다는 강용수 사원은 남부발전에서 직장 어린이집이 있는 사업소는 하동이 유일한데 이처럼 좋은 환경에서 아이들을 키울 수 있어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아빠학교’ 권오진 교장이 말하는 ‘좋은 아빠 10계명’을 보면 자녀의 인성교육을 위한 엄마, 아빠의 역할은 반반이며, 퇴근 후 부담 없이 잠깐 놀아줄 수 있어야 하고, 자녀의 현재 고민거리와 꿈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고 관리해줘야 한다고 했다. 오늘 아이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려 친구가 되어준 하동발전본부 아빠 9명은 그런 의미에서 이미 ‘좋은 아빠’의 요건을 갖추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자주 이런 기회를 마련해야겠다는 인사를 끝으로 아빠와 아이가 함께했던 해피 간식 타임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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