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의 발견

남제주발전본부 테니스동호회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저력의 동호회

직장인들은 여러 가지 변명과 핑계로 운동과 담을 쌓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그런 만큼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땀 흘리며 운동하는 가운데 친목을 다질 수 있다는 점에서 동호회 활동은 소중한 활력소가 된다. 보람찬 일과를 마치고 자연스럽게 테니스코트를 찾는 것을 보면 묘한 중독성이 있는 듯하다고 말하는 남제주발전본부 테니스 동호회원들. 짜릿한 승부의 세계와 열정, 에너지가 있는 한 이들은 그 ‘기분 좋은 중독성’에서 쉽사리 헤어 나오지 않을 모양이다.
취향의 발견 | 글 편집실 사진 김성재 SSSAUNA STUDIO

그들이 테니스를 사랑하는 이유

발전소가 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테니스동호회가 존재한다. 남제주발전본부 테니스동호회원들은 사택이 있는 지방 사업소에서 제일 먼저 결성되는 것이 테니스동호회라 말한다. 남제주발전본부 또한 안덕면에 위치한 남전 사원사택 테니스코트를 중심으로 동호회가 생겨났고 발전소의 역사와 궤를 함께할 정도로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동호회가 생긴 지 오래된 만큼 회원 수도 24명으로, 우리 사업소 내에서는 가장 규모가 크고 동호회 활동도 활발하게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회원들 가운데는 구력이 오래된 분들도 있고, 처음 동호회 가입해서 2~3년 사이에 실력이 일취월장한 분도 많아요.”
테니스 경력 30년의 서성문 회장을 비롯해 이행준 과장, 백승원 과장 등 20년 이상의 구력을 갖춘 ‘선수’가 즐비하지만, 갓 입문한 신참회원들도 이들 베테랑과 대등한 게임을 펼칠 정도로 단기간에 실력을 연마하고 있다.
테니스는 배우는 대로 바로 실력이 느는 것이 아니어서 처음 라켓을 잡는 자세부터 공을 네트 너머로 넘기기까지 제법 오랜 시간이 걸린다. 신입회원들이 비교적 빠르게 실력이 느는 데는 선배 회원들의 가르침도 있지만, 선수 출신의 박호철 코치가 기초부터 체계적으로 레슨을 해준 덕분이기도 하다.
“사택이 위치한 자리가 교통이 불편하고 상업적인 인프라가 별로 없는 오지에 속하다 보니 제주사업소로 발령받은 직원들이 업무 이외에는 마땅히 할 일이 없어요. 취미활동을 하면서 여가를 즐기고 동료들과 친해지는 기회를 만들 수 있는 데다, 전문 코치로부터 무료강습을 받을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동호회가 어디 있겠습니까?”
테니스를 사랑하는 만큼 동호회에 남다른 애정을 쏟고 있는 서성문 회장은 4년 전만 해도 지금처럼 활발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오랜 구력의 기성 회원들이 육지로 발령받아 떠나고 남은 빈자리가 컸던 만큼 몇 년 동안 동호회 활동이 침체 일로를 걸을 수밖에 없었던 것. 이렇게 좋은 테니스코트를 방치해선 안 되겠다는 생각에 코트를 새롭게 정비하고 레슨 프로그램을 신설하는 등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펼친 덕분에 지금처럼 활기찬 동호회로 거듭날 수 있었다.

 

우리를 하나로 뭉치게 하는 힘

진심은 통하는 법. 침체된 동호회를 살리고자 부단히 노력한 결과, 신입회원의 수가 늘어나고 꾸준하고 성실한 연습으로 실력을 키워나가면서 남제주발전본부 테니스동호회는 지난 6월에 열린 ‘제29회 제주특별자치도지사기 전도 직장대항 테니스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성과를 올렸다. 우승을 놓쳐 아쉽기는 하지만, 지난 5~6년간의 부진을 씻어낸 기록인 만큼 회원들은 결과에 만족하고 자랑스러워한다.
스포츠로서 테니스 그 자체를 좋아하거나, 운동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사람, 혹은 땀 흘리는 가운데 성취감을 맛보고 싶은 마음 등 저마다 가입 동기는 다르지만 24명 회원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테니스는 짧은 시간 내에 거두는 운동량이 상당하고, 짜릿한 승부근성을 자극하는 것이 매력이라고. “테니스를 시작한 지 일 년 가까이 됐는데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는 사택 테니스코트가 있고, 지도해주는 코치가 있어 생각했던 것보다 빨리 실력이 늘었다고 생각합니다.” 제주도에 발령받고 처음 테니스를 시작했다는 박정근, 양재석 대리는 건강을 생각하고 회원들끼리 친목을 다지는 데 이만한 운동이 없다며 테니스 예찬론을 늘어놓는다.
사택 생활이 외롭다는 말은 이제 옛말. 남제주발전본부 사택 내에 테니스코트가 있는 덕분에 테니스동호회 회원들은 물론 가족들까지 즐겨 찾는 사랑방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매일 저녁 마음 맞는 이들과 좋아하는 테니스도 즐기고, 가족 단위로 사교모임도 가질 수 있으니 사택에서 보내는 하루하루가 즐겁고 알차다고 한다. 테니스가 불러온 긍정적인 영향이 반갑고 또 고맙다.
최근 제주도로 이주해오는 외지인이 많은데, 그중에는 테니스를 치고 싶어도 코트가 없어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향후 남전 사원사택 테니스코트를 돔 구장으로 정비하겠다는 계획이 있는 만큼 남제주발전본부 테니스동호회는 주민들에게도 문을 활짝 열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동호회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그 소망이 이루어져 남전 사원사택 테니스코트가 제주 지역을 대표하는 테니스 명소로 각광받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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