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Column오늘을 이야기하다

익숙한 것을 버리고 유연하게 사고하자

세상이 급변하고 있다. 시간이 등속도 운동을 하니까 변한다는 사실이 드라마틱하게 체감되지 않는 것뿐이지 과거 한 시점을 딱 잘라 비교해본다면 얼마나 변했는지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우리는 인터넷이 대중화되기 시작하던 20년 전, 또 스마트폰을 쓰기 시작한 10년 전과는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본격적으로 변화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지금까지가 예고편이었다면 본편이 상영되는 느낌이다.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Opinion Column 1 | 글 김용태 김용태마케팅연구소 대표

4차 산업혁명 기술이라 불리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IoT, 블록체인 등은 200여 년간 지속되었던 산업문명을 해체하면서 새로운 세상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10년 후 모습이 어떻게 변해 있을지 구체적으로 예측해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 되어버렸다. 이에 대응하는 솔루션은 코페르니쿠스적인 전환이다. 다르게 표현하면, 거꾸로 생각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맞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틀렸다고 생각하고 당연시했던 것들을 부정해봐야 한다. 또 익숙한 것에 길들여진 채 안주하지 말고 자꾸 안 쓰던 근육을 쓰려고 시도해야 한다.

기업이 변하고 있다

기업은 어떻게 변할까? 기업은 산업혁명의 산물이다. 200년 전에는 기업이라는 조직이 필요하지 않았다. 증기기관의 발달로 대량생산 체제로 바뀌면서 대량(mass)이라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감당할 수 있는 전문 생산조직체가 생겨났고, 그것이 기업이었다. 그런데 인터넷과 스마트폰은 정보의 비대칭 문제를 해소하면서 기업이라는 조직의 가치창출력을 급격하게 떨어뜨리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은 조직의 해체를 가속화하는 주범이다. 앞으로 기업은 조직 모델이 아니라 네트워크 모델을 채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산업혁명이 생산주체를 집(家)에서 회사(社)로 바꿨다면 4차 산업혁명은 네트워크(網)로 분해시키는 것이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라

그러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직업이라는 개념이 사라진다. 직업도 산업혁명의 산물이다. 회사가 생기고 사회적 분업이 일어나면서 직업도 생겨났다. 200~300년 전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직업이나 직장이라는 단어가 없었다. 모여서 조직을 이루고 분업하는 방식에도 익숙하지 않았다. 20~30년 후 사람들은 “왜 모여서 일해? 연결해서 일하면 되지”라고 말할지도 모를 일이다.
2016년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기면서 사회적 충격을 던졌을 때 인공지능이 대체할 직업이 무엇일까에 관심이 쏠렸다. 답은 간단하다. 모든 직업이다. 앞으로 일은 인공지능이 하게 된다. 산업화가 진척되면서 인간의 손과 발을 대체했던 기계가 없이는 어떤 상품도 생산할 수 없게 되었듯이 앞으로 인간의 두뇌를 대체하는 인공지능 없이는 어떠한 생산이나 경제행위도 불가능해진다. 그런데 이건 슬픈 이야기가 아니다. 제레미 리프킨의 표현처럼 노동의 종말(the end of the work)이 오면 노동은 인공지능에게 맡겨놓고 인간은 삶을 즐기면 된다. 이것은 해피엔딩 아닌가? 인간이 노동노예였던 시대가 끝나고 삶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이 세상에 살려고 왔지 일하러 온 것이 아니다.
말은 그럴듯한데 좀 찜찜하다. ‘돈은 어떻게 버나?’라는 생각 때문이다. 이런 생각이 드는 것도 산업시대의 관념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고정관념이다. 사고가 딱딱해지면 고정관념이 되고, 유연성이 떨어지면 고집이 세진다. 넓은 시야, 유연한 사고, 깊은 통찰력은 새로운 생태계에서 살아가기 위한 필수덕목이다.

자신의 정체성을 바꿔라

직장인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바꿔야 한다. ‘나는 어느 회사에 다녀’ 또는 ‘나는 어느 회사 직원이야’라는 기존의 관념으로는 변화에 적응할 수 없다. 새로 펼쳐지는 드넓은 플랫폼 생태계가 요구하는 패러다임은 ‘내가 곧 사업 (I am a business)’이고 ‘내가 곧 브랜드(I am a brand)’라는 배짱과 야생성이다.
몇 년 전 작고한 스티브 잡스는 젊은 시절 밥 딜런에게 매료되었다고 한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이기도 했던 밥 딜런은 세상의 통념에 반하는 생각을 잘하는 사람이다. 스티브 잡스가 밥 딜런에게 매료되었던 것도 ‘Think Different’의 달인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 그의 노래에서는 세상은 구르는 돌과 같아(like a rolling stone) 역전이 일어나고, 불어가는 바람(blowing in the wind)같이 끊임없이 이동하는 것이라는 변화의 철학을 읽을 수 있다.
밥 딜런의 짧은 어록 하나가 마음에 깊은 여운을 남긴다. “He not busy being born is busy dying.” 태어나기 바쁘지 않는 사람은 죽기 바쁘다. 그렇다. 매 순간 다시 태어나지 않는 자는 이미 죽은 사람이다.

Show More

답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