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소 내부를 들여다보면 수많은 배관이 얼기설기 이어져 있다. 이들 배관은 650도 이상의 고온을 견뎌야 하는데, 뜨거운 스팀이 지나가더라도 처지거나 늘어지면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배관 곁에는 든든하게 버팀목이 되어주는 지지대가 필요하다. 1984년 설립된 유니슨이테크(주)는 당시 외국 기술에 의존하던 배관 지지물 제품을 국내 최초로 국산화한 중소기업이다.
함께, 상생 | 글 편집실 사진 사진 STUDIO 100
기술, 품질, 고객만족도 삼위일체를 이루다
1984년 설립된 유니슨이테크(주)는 플랜트 배관 지지물(Pipe Hanger Support), 건설 교량받침 LRB, 댐퍼 등을 주력 제품으로 생산하는 가운데 플랜트와 건설사업 부문에서 핵심적인 기술력과 최고의 품질을 확보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배관 지지물 분야는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외 발전소 및 세계 유수의 플랜트 건설현장에 제품을 납품하며 국내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 회사가 배관 지지물 사업을 시작한 것이 1987년 무렵인데, 당시만 해도 외국 기술에 의존하던 시기였습니다. 유니슨이테크도 사업 초창기에는 외국에서 기술을 들여왔지만, 이후 국산화에 집중해 지금은 100% 국산 기술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김종인 전무는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배관 지지대 사업을 시작한 만큼 국내 매출의 50%이상을 유니슨이테크가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엔 해외로 눈을 돌려 판로 개척을 위해 활발하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한다. 특히 올해 초, 러시아 원자력부를 대신하는 국영기업 로사톰에 원전용 배관 지지물을 공급하는 기자재 공급업체로 등록되는 등 산업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국무총리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 같은 성과는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글로벌 인증을 획득하고, 그간 유니슨이테크가 보유하고 있던 발전소 부품, 개발, 제조 등 각종 프로세스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유니슨테이크는 기술, 품질, 고객만족도 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우리와 거래하는 고객사들 사이엔 ‘유니슨’ 하면 신경을 안 써도 된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는데, 그만큼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우수한 기술력은 기본이고, 납기 준수를 철칙으로 신속하게 현장대응이 이루어지는 것이 회사의 강점이라는 김종인 전무는 20년 이상 된 ‘오랜 단골’들이 지금도 유니슨이테크를 꾸준히 찾고 있는 이유라고 말한다.
작은 중소기업을 파트너로 인정해준 고마움
산업분야 전반에 걸쳐 플랜트에는 반드시 배관이 설계돼 있다. 김종인 전무는 이 배관을 인체에 비유하면 혈관이고, 이를 원활하게 지지하는 배관 지지물은 근육과 같다며 피돌기가 잘되려면 이를 지탱하는 근육들이 건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산업현장에서 배관 지지물은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데, 그냥 작은 부품 정도로만 여기는 시선들도 있습니다. 혈관이 막히면 생명에 지장을 주듯이 배관 지지물이 제 기능을 못하면 큰 사고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발전기 시운전을 하다 보면 간혹 해머링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때 우리 제품이 잡아주지 못하면 배관들이 그대로 무너져버리고 맙니다.”
김종인 전무는 이런 돌발 상황이 발생할 때 지지대 역할을 하던 부품이 깨어지면서 배관을 잡아주기 때문에 그야말로 ‘몸 받쳐 설비를 구하는 기특한 일’을 담당하는 것이 배관 지지물이라며 웃는다. 농담처럼 말하기는 했지만, 그의 속내는 이 정도로 중요한 기능을 하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배관 지지물임을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유니슨이테크에서 제작한 배관 지지물 500MW 초기 모델은 현재 하동 1~6호기에 납품돼 있다. 1997년부터 남부발전과 협업하면서 지금까지 무사고로 안전하게 배관설비들을 지지해주고 있다는 점이 유니슨이테크의 자부심이다. 최근 한경발전소에 직원들을 파견해 성실하게 개보수 작업을 전개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점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국산 제품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시절, 우리를 믿고 파트너로 인정해준 곳이 남부발전입니다. 공기업이라는 자리에서 그리 녹록지만은 않았을 일인데 큰 모험을 한 거죠. 그 덕분에 국내 발전소에 우리 제품이 들어가게 된 만큼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종인 전무는 앞으로도 공기업이 중소기업에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해 산업현장을 든든하게 지켜내는 동반자 관계로 성장해나갔으면 하는 바람을 전한다. 배관 지지물은 발전소가 준공되는 시점에 맞춰 설계되는 제품이라 지금처럼 신규 발전소 건설이 전무한 실정에서는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 이에 해외 산업현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우수한 품질을 세계 무대에서 검증받고 싶다고 하니 앞으로 유니슨이테크가 펼칠 도전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