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낮보다 밤이 아름답다. 조만간 제주도를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해가 지는 저녁 무렵 남제주발전본부에 들를 것을 권한다. 깜깜한 밤하늘에 빛나는 수많은 별 사이로 영롱한 오로라 조명이 은은한 아름다움을 내뿜고, 그 가운데 한 줄기의 용오름이 하늘로 뻗어 있는 장관을 볼 수 있을 테니. 지난여름 남제주발전본부가 설치한 경관조명 덕분에 제주는 또 하나의 관광 랜드마크를 새롭게 조성할 수 있었는데, 이는 계전부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빛을 발한 결과이기도 하다.
파이팅! 발전소 | 글 편집실 사진 김성재 SSSAUNA STUDIO
발전소에 무슨 일이 생기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그들
여기에 가도 계전부, 저기에 가도 계전부. 제주사업소 내 어딜 가든 그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남제주발전본부 계전부의 핵심 역할은 전기제어설비의 유지정비 업무를 담당하는 일이다. 계전부의 역할은 크게 네 파트로 나뉜다. 전기설비 발전기 및 저압설비를 담당하는 전기파트를 비롯해 변압기 및 여자기 등 회로설비를 담당하는 기기파트, 제어설비 중 보일러 제어설비를 담당하는 보일러제어파트, 터빈 제어설비를 담당하는 터빈제어파트 등 총 4개 파트에 18명 구성원이 배치돼 각자 맡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의 자부심은 지난 2011년 이후 제주 전력계통 단위용량 중 최대용량 발전소 전기제어설비를 단 한 건의 고장 없이 설비 운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이다.
발전소 가운데 고장 발생 빈도가 가장 높은 곳이 전기제어분야. 강영만 부장은 “매일 앉아서 설비를 고치고 있기 때문에 딱히 자랑할 것이 없다”고 겸손해하지만 이들이 없다면 안정적인 전력생산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제주도는 전력계통 설비용량이 100만 kW 정도 되는데, 그중에 우리 회사가 30만 kW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기력 1, 2호기가 각각 10만 kW이니 계통 용량으로 본다면 한 호기당 10만 kW, 즉 전체의 10% 비중을 점하고 있는 것과 같아요. 만약 한 호기라도 불시 정지되면 자칫 정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이 있는데, 특히 전력계통은 특성상 충격이 오면 전체가 무너져 광역정전이 되는 위험성이 있어서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습니다.”
강영만 부장의 설명을 듣고 보니 지난 5년간 무고장 설비 운영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까다로운 전기제어 업무 특성상 계전부 구성원들은 전문가 집단임을 자부한다. 변상순, 김태춘, 김석훈, 오재환 차장 등 경험이 풍부한 네 명의 베테랑이 각자 파트에서 역량을 발휘하고 후배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함으로써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고, 무엇보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긴급대처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한다. 제주는 출력을 풀로 올리는 것이 아니라 하루에 두세 번 오르내려야 하는 까닭에 통풍계통 인버터 제어시스템을 적용, 에너지를 절감해 수익으로 이어지는 효과를 얻고 있다.
제주 화순 밤하늘에 오로라가 떴다
‘열심히 일하는 계전부’답게 이들이 뭔가 하나를 또 터뜨렸다. 발전소 건물을 활용한 야간 경관조명을 설치해 제주도의 야간관광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게 된 것이다. 김태춘 차장을 비롯한 전기파트가 중심이 되어 진행한 이 프로젝트를 위해 꼬박 6개월의 건설기간이 소요되었으며, 10월에 공사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 지역에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는데 밤에는 마땅한 볼거리가 없었어요. 남제주발전본부의 경관조명으로 이제 야간에도 멋진 제주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관광 포인트를 제공할 수 있게 돼 뿌듯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계전부가 불을 밝힌 오로라는 하늘에만 떠 있는 것은 아니다. 발전소 인근 마을에 청지기 봉사단이 출동해 주기적으로 전기설비를 점검하고 보수하는 에너지 봉사활동을 전개하면서 사람들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데워주고 있다. 본연의 임무 이외에 조명도 설치해야 하고, 어르신들 가정도 방문하는 등 부수적으로 해야 할 일도 많지만 자신들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 언제든 달려 나갈 채비를 하고 있으니 올해 남은 기간 동안 계전부가 또 어떤 활약을 펼칠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 일이다. “올여름 제주 전력계통이 상당히 불안했지만, 다들 심각성을 인지하고 위기에 대처한 덕분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고생한 우리 부서원 모두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잘 해왔듯이 앞으로도 각자 맡은 업무에 충실하며 사업소에서 최고의 부서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는 강영만 부장의 격려를 끝으로 계전부와의 만남을 마무리했다. 언제나 지금처럼 궂은일 마다하지 않고 ‘열혈 계전부’로 오래 지속되길 바란다.
mini interview
“활기 넘치는 행복한 일터를 만들어갑니다”
우리 본부는 구성원들 간의 팀워크가 전국에서 가장 좋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각자 맡은 업무에 충실한 것은 기본이고 다양한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친목을 도모해온 것이 원동력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올 한 해 남제주발전본부에는 경사가 많았습니다. 여름 피크를 무사히 보냈고, 2017년 노사문화우수기업에 선정된 것을 비롯해 PSM의 P등급, 무재해 26배수 완수, 노사파트너십 연속 3회 수상 등 고용노동부가 주요 지표로 관리하는 모든 분야에서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영예를 얻었습니다. 또한 그간 발전소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없애고 문화 중심의 역할을 해나가기 위한 첫 작업으로 야간 경관조명을 설치해 관광 인프라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해나가고 있습니다. 활기 넘치는 행복한 일터로 행복 바이러스를 전달하기 위해 사업소 곳곳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니 선선한 계절 가을을 맞아 모두에게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길 기원합니다.